2012/04/20 19:36

학문적 강의와 종교적 청중 종교학공부

팔만대장경에 대한 KBS 다큐 <다르마>(2011) 제1편의 한 장면. 이 다큐는 오랜 세월 팔만대장경을 연구한 미국인 학자 랭커스터 교수의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제작되었다. 아래의 장면은 랭커스터 교수가 승가대에서 승려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모습이다.
나는 그의 강연을 한 번 들은 적이 있어 내용을 대강 알고 있다. 승가대의 강연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 짐작된다. 강의 내용은 불교 경전이 담겨온 매체의 발달사, 그 중에서도 획기적인 성취를 이룬 팔만대장경, 앞으로의 매체의 발달과 새로운 개념의 불경에 대한 전망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의 영상에서도 랭커스터 교수는 승가대 학생들 앞에서 그런 내용을 강의하고 통역을 통해 전달된다. 학생 스님들은 눈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는다. 긴장감이 충만하다. 강의가 끝난 후 한 학생이 질문을 한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랭커스터 교수는 엷게 미소를 지은 후 대답을 시작한다. “불교 가르침의 핵심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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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1 19:03

"혈분경" 서랍1: 문서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 <혈분경血分經>이라는 경전이 있다. 혈분血分은 출산 때 피를 받는 그릇에서 온 말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여성의 피가 가득 찬 연못을 뜻한다. 혈호血湖라고도 한다. 여성은 부정한 피를 가졌기 때문에 사후에 피가 가득한 연못에서 피를 마셔야 하며, 이를 부처님이 구원해준다는 내용의 경전이다. 이 경전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목련目連존자(목건련)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제가 한 지역에 갔을 때 넓은 들 한복판에 생리혈 연못으로 된 지옥이 있었습니다. 연못은 크기가 8만4천 유순由旬이고, 그 안에는 수갑과 발목 사슬을 차고 고통을 받고 있는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이 지옥의 주인인 마귀가 하루에 세 번 와서 죄인인 여인들에게 강제로 더러운 피를 마시게 했습니다.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쇠막대기로 내리쳤습니다. 멀리서도 그들의 고통의 비명이 들릴 정도였습니다. 나는 이 광경을 보고 몹시 슬퍼하여 지옥의 주인(옥주)에게 물었습니다. “왜 이 여인들이 이러한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아이를 낳을 때 여인들이 흘린 피가 지신地神을 오염시켰다. 그래서 그들이 오염된 옷을 강물에 빨고, 많은 덕 있는 남녀가 그 물을 모아다가 성스러운 분을 모시는 차를 끓이는 데 사용하였다. 이 오염 행위로 인해 여인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의 논문에 영어로 번역된 것을 성글게 옮긴 것이다. M. Takemi, "" Menstruation Sutra" Belief in Japan," <Japanese Journal of Religious Studies> 10-2/3 (1983): 229-46. 
menstration-sutra-michael-kelsey.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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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2 01:25

"The Shakers" 서랍4: 영상

이 주소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소멸되어가는 미국 기독교의 한 종파 쉐이커. 이 다큐멘터리는 마지막 쉐이커 신자들과의 인터뷰를 그들의 상황과 역사적 사실과 잘 조합해서 만들어낸 명작이다. 이제는 할머니 몇 명만 남아 부르는 쉐이커 집회의 모습, 거의 꾸밈없이 보여지는 영상이지만 짠하기 그지없다. 이 프로그램에 담긴 장면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3:00-4:30] 건조한 내레이션으로 전달되는 공동체의 현황. 1850년대에는 6천을 헤아렸지만 지금(1975년)은 두 공동체만 남았을 뿐. 마지막 형제가 1961년에 죽었고 자매 십여 명 남짓이 있다. 공동체를 복원하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이어진다.
[5:30-8:00] 공동체의 전성기의 역사가 소개된다. 당시 특징적인 쉐이커의 집회와 춤의 모습. 그리고 공동체가 지금의 모습으로 쇠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인 독신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9:00-] 공동체 창시자 앤 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소개된다.
[27:00-28:30] 할머니들의 찬송과 빈 공간이 오버랩되며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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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0 03:39

끝에 끝일까? 서랍3: 음악

인도 종교를 설명할 재료를 찾다가 10년 전 노래에 중독되어 지내고 있다. 샤크라Chakra의 2001년 곡 “끝”. 순전히 교육적 목적에서 이번에 찾아본 친구들이다. 려원이 이 그룹 출신인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을 정도로 나는 최근(?) 음악과 거리가 멀다. 
인도 풍의 선율, 안무, 분장이 상당 정도 소화되어 있는 것에 놀랐다. 십 년 전에 인도 문화의 이미지로 먹고 살 기획을 했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생각을 실행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했음에 한 번 더 놀랐다. 최소한 인도 춤과 음악을 거의 모르는 나에게는 어설프기보다는 그럴 듯한 쪽에 가깝게 보인다. 여기서 그럴 듯하다는 것은 실제 인도의 음악에 가깝다는 의미보다는 그 스타일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그리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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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7 20:04

신선 존재에 대한 논증 독서: 메모

도교의 대표적인 텍스트인 갈홍의 <<포박자>>에서 전형적인 호교론의 논리를 만났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확립하려고 하는 종교의 논리는 참으로 닮았다. 갈홍의 논리는 멀리는 신 존재에 대한 많은 논변들, 가까이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산타클로스는 존재한단다.”라는 논변에 이르는 여러 호교론들과 표현 하나하나까지 놀랄 정도로 닮아 있다. 내가 이 텍스트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다음 책 덕분이며 인용도 이 책에서 한 것이다.
이용주, <<도, 상상하는 힘: 불사를 꿈꾸는 정신과 생명>>(이학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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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20:18

종교학의 테크 트리 종교학공부

종교학과의 첫 만남을 만들어주는 1학년 전공과목을 준비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이 학문을 배우는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얼마 전 한 선생님께 종교학도 테크 트리를 제대로 갖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투정을 부린 적이 있었다. 무엇이 준비 단계이고 무엇이 고급 단계인지 온통 헝클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목들의 체계 문제라기보다는 그 체계를 운영하는 현실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 내가 아는 몇몇 체계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내가 나가고 있는 한 종교학과의 과목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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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18:52

서부 북미원주민 도상들 서랍2: 도상

샘 길의 책 <북미원주민 종교> 번역에 도움이 될 만한 사진 자료들. 3장과 4장에 나오는 낯선 부족, 건물, 작품들에 대해 참고할만한 자료들이다. 이 자료는 덴버 도서관에서 공개한 사진들에서 찾아 온 것이다. 고맙게도 작년에 한 학생이 찾아 준 자료들인데 내 부주의로 보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발견했다. 출판에 사용하려면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이곳에 실어놓는 것은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림 설명이 정확한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옮기는 과정에서 사진 일부만 캡쳐되었다. 링크로 들어가면 전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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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7 22:13

종교학의 자리와 김구라 종교학공부

종교학은 종교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비평적 역할을 하는 학문이다. 흔히 메타meta 학문이라고 부른다. 종교학이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찾다가 최근에 내가 빠져 있는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서 재료를 찾아보았다. 다소 무리는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종교학의 이미지가 솔직히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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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4 11:56

꽃두레의 산타 서랍4: 영상



이 블로그에서 산타클로스에 대해서는 여러 번 반복되기는 했지만 학습 자료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동영상 하나를 캡처해 올린다. 올린 자료는 안영미가 연기한 김꽃두레의 산타에 대한 언급. 이 언급에서 다음과 같은 포인트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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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1 00:48

위도 10도, 전쟁 속에 종교가 스며들어 있는 곳 독서: 익힘

얼마 전 참석한 행사 때문에 읽은 <위도 10도>. 이 책은 종교분야 화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간의 관심이 많은 종교분쟁 분야에서 중요하면서도 신선한,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종류의 정보를 담은 책이다. 그런 책이 출간된 지 1년 만에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이 빠른 번역을 보면서 드디어 출판계의 자본력이 종교에 대한 관심에 민감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상한 흥분마저 들었다.(사실 도킨스 류의 책들의 빠른 번역에서 자본의 냄새가 먼저 느껴졌던 게 사실이지만 그쪽은 내 관심 분야가 아니다보니...) 

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하나의 미덕에만 집중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그것은 책에 담긴 알토란같은 증언들이다. 책의 인터뷰 대상에는 이 분쟁에서 상당히 거물급,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사람, 고통의 당사자 등 기자의 엄청난 취재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이들의 육성이 담겨 있다. 짧은 증언 몇 마디에도 종교와 뒤엉킨 곡절 많은 삶을 살아간 이들의 통찰과 내공이 실려 오는 것이 느껴진다. 저자는 치우친 입장을 갖지 않으려 하며 다만 맥락을 알려주려 노력한다. 그 덕분에 증언의 진가가 꽤 전달된다. 증언에 대한 저자의 정리와 분석이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면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도 10도 - 10점
엘리자 그리즈월드 지음, 유지훈 옮김/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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