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7 14:37

<패션> 강의에 추가된 내용들 서랍2: 도상

수업 유럽 미술관의 중세 회화들을 보다 보면 중세적 신앙이 어렴풋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결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일 년에 두어 번 영화를 틀어주고 강의를 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 담긴 전근대 유럽의 신앙은 아직도 신비롭다. 요즘은 관련 자료를 적극적으로 찾아 읽지는 않아서 이에 대한 이해는 미세하게 발달 중이다.

아래 그림은 바르셀로나 미술관에서 보았던 것이다. 성모의 일곱 고통(통고)를 적나라하게 도해해서 알기 쉽게 보여준다. <패션>에서 마리아가 왜 그리 열심히 예수를 뒤쫓아 다니며 “구경”하였는지가 이 그림을 통해 잘 설명된다.


비엔나 미술관에서 만난 아래 그림을 보는 순간 나는 흠칫 했다. 피 흘리는 예수에게 천사들이 모기떼처럼 들러붙어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고난 받는 예수가 흘리는 피는, 성찬식의 피로 연결되어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성배를 들고 있는 천사가 이를 보여준다.

때문에 예수가 당한 채찍질은 단지 고통이기를 넘어 피흘림이어야 했다. 멜 깁슨의 예수가 피범벅이 되어야 했던 것은 그의 취향으로만은 설명되지 않는다.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에 전시된 아래 그림에서 송글송글 맺혀 있는 피는, 이러한 중세적 취향을 잘 보여준다.

약간의 숙성을 첨가해서 며칠 전에 다시 강의를 하였다. 이 강의에 내가 야심차게 추가한 것은 아래 도표였다. 예수의 주변 인물들에 주목할 때 이 영화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요지에서 제시된 표이다. 피에 굶주린 폭도로 묘사된 유대인, 이에 반해 선량하게 그려진 빌라도를 통해 (이 영화와 기독교 전통 일반의) 반유대주의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초인적인 능력으로 아들의 고난을 지켜보는 마리아가 강조된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강의 내용은 아래 파일 참조.


 

덧글

  • binumb 2013/07/18 03:31 # 삭제 답글

    저는 중세의 <패션>에선 성녀 브리짓다가 그토록 자세하게 묘사하려고 했던 예수의 고통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아있더라고요. 게다가 브리짓다가 예수의 고통을 "지켜보는" 마리아의 고통까지 이중으로 고통을 추구하려고 했던 것도 그렇고. 앗 그런데 올려주신 파일은 <패션>과 더불어 추가된 다른 영화 내용인가보네요.<내이름은 칸>과 <페르세폴리스> 둘 다 꼭 보고 싶더라고요.
  • 房家 2013/07/18 04:07 #

    성녀 브리짓다라고요, 이름 잘 기억해 두겠어요. 언젠가 글을 볼 날이 오겠지요.
    예수의 고통과 마리아의 이중적 고통. 성인들 저작에 광범위하게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직접 본 건 아직 없으니 난 에메릭의 환시부터 확인해보려고 해요.
    파일에는 실수가 있었네요. 알려주어서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 유기쁨 2013/08/11 23:12 # 삭제 답글

    어우.. '감각의 종교학' 참여하시면 좋겠어요. 심포가 '감각적으로' 풍성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ㅠ (지금이라도 마음 바뀌시면..)
  • 房家 2013/08/12 08:48 #

    아, 아쉬워 해주시는 마음만 감사히 받아둘 수밖에 없습니다. 고맙고 죄송하네요.
    공부할 책들만 쌓아두고, 아마 올해는 한 글자도 읽지 못하고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련이 많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위에 올린 글에서 선생님의 번역을 조금 도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정식으로 출판되면 수정할께요. 미리 감사 드립니다. 수정 작업 잘 진행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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