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3 01:12

치통의 기원 신화 종교학공부

전에 스치듯 읽고 머릿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이 이야기가 올해 내게 운명처럼 강렬한 울림을 주게 될 지는 생각도 못했다. 나는 갑자기 치의대학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고, 그날 밤 이 신화를 떠올렸다. 종교학과 치의학을 연결해주는 가느다란 끈!
고대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 도서관에서 발굴된 토판문서에 기록된 이야기이다. 기원전 7세기경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화로 설명되어야 할 근원적 고통 가운데 이빨 아픈 것도 한 자리 차지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한국어 번역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치의학의 이시린 역사>에 수록된 것이 있으며, 다음의 영어 번역을 참조하여 수정하였다.
R. Paulissian, "Dental Care in Ancient Assyria and Babylonia," <History> 7-1 (1993).


아누 신이 하늘을 만들고, 
하늘은 대지를 만들고, 
대지는 강을 만들었으며, 
강은 개천을 만들고, 
개천은 늪을 만들었으며, 
늪은 벌레를 만들었다.

벌레는 샤마시(정의의 신) 앞에 나아가 울었다.
에아(지혜의 신) 앞에 나아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무엇으로 먹을 것을 주시려는지요?" 
"무엇으로 마실 것을 주시려는지요?"

"잘 익은 무화과와 살구를 주마." 정의의 신이 말했다.
"잘 익은 무화과나 살구 따위가 무슨 소용이랍니까?" 벌레는 계속 울었다.

"저를 늪에서 끌어내 사람의 이빨들 사이에 놓으면, 잇몸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빨에 흐르는 피를 마시고 잇몸에서 이빨 뿌리를 갉아먹겠습니다."
에아가 말했다. "알았다.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했으니, 앞으로는 에아의 강력한 손이 너를 내리칠 것이다!"

*이야기 바로 아래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지침이 기록되어 있다.
"에머밀로 만든 맥주, 으깬 맥아, 참깨 기름을 섞어라. 이 주문을 세 번 외우고 섞은 것을 이빨 위에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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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은 어떻게 해서 생겼나?"라는 별명으로 유통되는 이야기. 여기서 지적할만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신화의 배경: 태초의 창조
태초에, 한처음에, Once upon a time,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현재의 조건을 생성한 무시간적 시간

(2)신화는 현재의 상태를 설명한다.
죽음 등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현상

(3)기원을 아는 것은 치유와 연결된다
이유를 아는 것은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 궁극적으로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치통이 고대인들에게 근원적 설명을 요구하는 중대한 고통이었음을 암시

(4)부차적 교훈: 이빨 질환은 탐욕, 무임승차의 산물

(5)벌레 먹은 이[蟲齒]라는 고대적 관념 확인

(6)등장하는 신: 아누(하늘의 신), 샤마시(정의의 신)
에아(엔키): 아누의 아들, 깊은 물의 신, 지혜/기술의 신





덧글

  • 조현범 2016/03/30 08:35 # 삭제 답글

    치의대학과 관련된 일? 종교학과 치의학? 뭔 말??? 궁금하군요. 방 선생 신변에 변화가 있는 모양?
  • 房家 2016/03/30 09:24 #

    생소한 조합이죠? 갑자기 그렇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한 달 전부터 제 소속이 종교학과에서 치의학대학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의료인문학을 가르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할 것 같고, 올해는 강사로 참여하면서 적응하고 있습니다.
  • 거대한 북극여우 2021/02/04 22:34 # 답글

    책요약 그게 답이다 그리고 희망악약기운사랑약호호호호호호
  • 거대한 북극여우 2021/02/04 22:34 # 답글

    치통두통도통호호호
  • 거대한 북극여우 2021/02/04 22:36 # 답글

    초아초아호호호호호 이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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