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3 03:33

사트라피의 이슬람 독서: 익힘

만화 <페르세폴리스>는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보다 깊숙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간단히 표현된 부분의 의미를 알게 된 부분도 많았다. 예를 들어 제목 ‘페르세폴리스’는 이란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다양성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는 저자의 의도를 서문에서 읽을 수 있었다. 만화에서 묘사된 이슬람의 모습들 중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1. 주인공 사트라피는 서구 문화와 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이고 현재는 프랑스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억압적인 이슬람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이슬람의 종교적 배경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녀의 어릴 적 꿈은 ‘최후의 선지자’였고, 생애의 중요한 순간마다 하느님(알라)과의 대화는 이어진다. 정통적인 입장에서는 이슬람이라고 쳐주지도 않을 신앙이다. 선지자를 자임하는 것이나 이미지로 형상화된 알라나 신성모독이다. 어떻게 보이든 간에 사트라피에게 이슬람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재료임에 분명하다. 더 나아가 이런 식의 자유분방한 사유를 포용할 정도로 이슬람의 경계가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2. 내가 이 만화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차도르로 대표되는 사회의 변화. 이란 혁명 이후 차도르를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만화에서 더욱 극단적이다. 어머니는 차도르를 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너 같은 여자는 강간해서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해.”라는 폭언을 듣는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상당히 순화되어 표현된 부분이다. 원래 차도르는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을 보호한다는 취지를 갖는다. 차도르를 강요하기 위해 강간하겠다니, 수단과 방법이 한참이나 전도되어버린 극단적 사유이다.




3.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순교 개념의 악용이 두르러진다. 오늘날 악명 높은 자살폭탄테러 개념의 초기 형태가 여기서 나타난 것 같다. 자기희생을 통해 인명피해를 유발하고 천국에 도달한다는 생각은, 전쟁 상황에서 인적 자원을 극단적으로 쥐어짜는 와중에 일어난 종교 개념의 오용이다. 가미가제와 다를 바 없는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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