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7 20:18

메시아(=알마시히) 종교학공부

1.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2020)는 스릴러물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종교 스릴러”인데, 여기서 긴장은 “이 사람이 진짜(real)일까, 아닐까”에서 조성된다.(영어 표현으로는 “conceive or con”) 종교 스릴러라니, 신선한 긴장이다.
이 드라마의 매력이자 논란거리는 무려 이슬람과 기독교를 아우르는 메시아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 남자를 추종하는 사람은 시리아의 무슬림과 미국의 개신교도이다. 두 회중을 동시에 이끄는 종교 지도자! 이 기묘한 결합을 위해 드라마는 공을 들였고, 이 상상력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볼 만하다. 



2. 한 북미 학자의 글 “Netflix’s Iranian ‘Messiah’ Is a Gift to Trump and His Evangelical Base”에서는 이란 출신인 주인공은 거짓 메시아이며, 이 드라마는 못 믿을 이슬람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연대해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요약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이란의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트럼프의 선택과 절묘하게 겹치는 드라마라고 주장한다.
이상한 요약이다. 어쩜 이렇게 엉터리로 보고 “스포일러 포함”이라고 글 중간에 뻔뻔하게 써놓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못 믿을 이슬람”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은 많이 나온다. 그것은 극의 두 등장인물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밀요원이기 때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특히 여주인공이 새뮤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좋은 책이라고 추켜세우는 장면에서는 이슬람과 대결하는 구도가 암시된다. 그러나 반이슬람적 구도는 이 드라마의 긴장을 구성하는 재료이지 주제가 아니다. CIA 요원이기에 그런 대결의 세계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데, 드라마에서는 앞으로 그러한 사유의 틀이 흔들릴 것이라는 긴장감이 존재한다.
게다가 주인공이 거짓 메시아라니? 앞서 말했듯 거짓인지 아닌지의 긴장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메시아임을 꾸며냈다는 떡밥들을 계속 투척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진짜 기적일 수도 있다는 떡밥도 심심치 않게 흘린다. 시즌1의 마지막 장면이 특히 그러하다. 아무리 작가들이 이전에 기독교적인 작품을 쓴 사람일지라도, 극의 전개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론을 재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태도는 아니지 않을까?

3. 극에서 이란에서 자라난 메시아는 이슬람 추종자들에게 ‘알마시히’(al-Masih)라고 불린다. 이 명칭이 이슬람권 시청자들에게 묘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마시히(Masih)는 메시아의 아랍어 번역이다. 이슬람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할 때 이 단어가 사용된다. 이슬람 신학에서 이 용어는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으며, 그 대신 이슬람에서 미래의 구원자를 말할 때는 마흐디(Mahdi)를 사용한다. 주인공이 마흐디가 아니라 마시히인 것은 무슬림에게는 껄끄럽고 이단적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요르단에서는 넷플릭스에 스트리밍 서비스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Is Netflix's Messiah problematic for Muslims? Here's what we know 참조) 극 중에서는 주인공의 가장 충실한 이슬람 추종자 한 명만이 주인공을 ‘이맘’이라고 부른다. 이맘은 시아 무슬림이 마흐디를 부를 때 많이 쓰는 명칭이기 때문에, 그가 주인공을 이슬람 종말론의 입장에서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무슬림에게 알마시히라는 단어는 거짓 선지자, 적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알마시히 알다짤’(al-Masih al-Dajjal)이라는 용례로 더 익숙한 것 같다. 마시히는 메시아라는 뜻이지만 그 반대 의미를 연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상영 이전부터 이슬람 시청자는 주인공이 ‘거짓 선지자’라는 스포일러가 제목에 들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부차적인 해석일 뿐이다. 역시 긴지 아닌지의 긴장을 잃지 않는 것이 드라마 시청자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그가 거짓으로 결론이 날지라도(그렇지 않은 결론을 상상하기는 어렵기는 하니까), 나는 그처럼 잘 만들어진 거짓 구원자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드라마 <구해줘>(2017)의 목사가 괜찮은 창작이었던 것처럼. IS 테러의 포연 속에서 “알라께서 정하신 일 이외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없다.”며 외치며 나타난 메시아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다음 시즌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사기라고 설레발 칠 필요는 없다. 



덧글

  • 거대한 북극여우 2021/02/22 03:08 # 답글

    무슬림의 꾸란은 강한의지를 주고 반드시 구원은 준다보기 힘들다. 구원이란 말그대로 좋은 세상인데 너무 경제적 정의로 사람을 이끈다. 물론 믿음은 좋으나 그것에서 다 정리되진 않더라.
  • 거대한 북극여우 2021/02/22 03:10 # 답글

    요즘 이런 류의 사상들이 범람한다. 허나 종교의 그런 성스러운 믿음들이 그럴 것이라 보진 않는다. 단지 종교창시의 실마리나 종교창시인의 인격존중이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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